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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난 10년간 건강보험 진료비가 58조 원에서 116조 원으로 뛰었습니다. 코로나가 있던 2020년엔 멈췄을 거라 생각했는데, 실제로는 그 다음해부터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. 그 변곡점을 놓치면 앞으로의 의료비 부담을 제대로 예측할 수 없습니다.

코로나 충격은 생각보다 미미했다
많은 사람이 생각하기를, 코로나 팬데믹이 있던 2020년에는 병원을 안 가니까 진료비가 떨어져야 한다고 봅니다. 맞는 말 같지만, 데이터는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. 2019년 86조 1110억 원이던 건강보험 진료비 총액이 2020년에는 86조 7139억 원으로 겨우 0.7% 증가했을 뿐입니다. 멈춘 게 아니라 가속이 멈춘 것이죠.
이 시기 외래환자 수는 확실히 줄었습니다. 2019년 7억 9000만 명에서 2020년 6억 8000만 명으로 감소했으니까요. 그런데 흥미로운 점이 있습니다. 진료를 덜 받았다면 진료비도 내려야 하는데, 평균 외래진료비는 3만 1000원에서 4만 6000원으로 뛰었습니다. 외출을 자제한 사람들이 가는 사람들에게 더 비싼 치료를 집중시켰다는 뜻입니다.
2021년부터 진료비 증가 속도가 역사적으로 가팔라졌다
그런데 2021년 들어 상황이 바뀝니다. 2020년에서 2021년으로 넘어가면서 진료비는 10.0% 증가했습니다. 2021년 95조 4375억 원이었죠. 이건 2015년부터 2020년까지 평균 증가율 8.9%를 확실히 벗어난 수준입니다.
이 높은 성장이 일시 현상이 아니었다는 게 문제입니다. 2021년에서 2022년으로는 10.9% 증가했고, 2022년 진료비는 105조 8586억 원에 달했습니다. 두 자릿수 성장이 연속으로 일어난 거예요. 물론 2023년에서 2024년으로 넘어가면서 증가율은 4.9%로 조정되기 시작했지만, 그 기저가 얼마나 높이 올라갔는지는 2024년 진료비 116조 2375억 원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.

미루어진 진료가 한꺼번에 터져나왔다
여기서 패턴이 보입니다. 2020년 정책은 외출 자제였고, 그로 인해 필요한 진료를 미루는 일이 벌어졌습니다. 2021년 기준 지난 1년간 외래진료 방문 경험률이 54.1%로 2020년 대비 6.7%포인트 감소했다는 보건복지부 자료가 그걸 보여줍니다. 그런데 같은 통계에서 60세 이상 고령층의 외래진료 이용률은 78.6%였습니다. 즉, 젊은 층은 진료를 미루고 있었는데 노인층은 계속 병원에 갔다는 뜻이죠.
2021년부터의 폭증은 이렇게 미루어진 수요가 한꺼번에 터져나온 현상으로 보입니다. 하지만 수요 회복만으로 이 정도 증가를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. 더 깊은 이유가 있다는 의미입니다.
고령화가 진료비의 새로운 기저를 만들었다
진료비 폭증의 진짜 동인은 고령화입니다. 통계청 자료를 보면 2020년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902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5.7%였습니다. 그런데 2024년에는 1024만 명으로 늘어났고, 비중도 20.0%로 뛰었습니다. 4년 사이에 100만 명 이상이 증가하고 비중도 4.3%포인트 올라간 거죠.
이게 진료비와는 어떤 관계일까요? 고령층 1인당 진료비는 비고령층의 5배 이상입니다. 고령층이 200만 명 가까이 늘고 그 비중이 5%포인트 증가하면, 진료비의 기저 자체가 근본적으로 바뀐다는 뜻입니다. 2021년부터 일어난 10% 안팎의 증가율은 우연이 아니라, 인구 구조 변화라는 거대한 파도가 밀려온 결과인 것 같습니다.
지금부터 의료비를 다시 계획해야 할 시간
결국 이 숫자들이 우리에게 말해주는 건 이겁니다. 2015년부터 2024년까지 건강보험 진료비 총액은 57조 4500억 원 증가했는데, 이건 진료비가 98% 올랐다는 뜻입니다. 더 중요한 건, 이 증가가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점입니다.
통계청 전망에 따르면 고령인구는 2036년에 전체의 30%, 2050년에는 40%를 초과할 예정입니다. 지금의 증가 속도가 당분간 계속될 거란 뜻이죠. 당신의 건강보험료도, 비급여 부담도 이 추세에 맞춰 올라갈 겁니다. 따라서 의료비를 ‘어쩔 수 없는 운명’이 아니라 ‘계획 가능한 자산 배분’으로 생각해야 할 시점입니다. 보험, 저축, 노후 설계—이 모든 결정이 이제 더 긴급해졌다는 뜻입니다.
| 시점 | 금액 |
|---|---|
| 2019년 | 86조 1,109억원 |
| 2020년 | 86조 7,139억원 |
| 2021년 | 95조 4,375억원 |
| 2022년 | 105조 8,586억원 |
| 2023년 | 110조 8,028억원 |
| 2024년 | 116조 2,375억원 |
자료: 국민건강보험공단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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